별자리 일상

어디든 다니는 쌍둥이자리도 돌아갈 곳 하나는 갖고 싶어요

쌍둥이자리는 훌쩍 떠나고 뭐든 해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지만, 속마음을 들킬까 봐, 혼자 남겨질까 봐 꽤 두려워해요. 그 불안을 숨기는 방식과 그가 바라는 안정을 이야기해요.

지훈 씨는 7년 동안 이사를 다섯 번 했어요. 반차오에서 신주로, 다시 타이베이의 옥탑방으로요. 짐을 쌀 때마다 제일 먼저 상자에 넣는 건 늘 같은 이 빠진 머그컵이에요. 대학 룸메이트가 졸업 선물로 준 건데, 표정이 엄청 뚱한 오리가 그려져 있어요.

친구들은 놀려요. 직장도 머리 모양도 휴대폰 케이스도 철마다 바꾸면서 이 컵만은 계속 쓴다고요. 지훈 씨는 그냥 익숙해서 그래 하고는, 새 집 근처 어느 분식집이 맛있는지로 화제를 돌려요.

화제를 제일 빨리 바꾸는 사람이 그 질문을 제일 무서워해요

쌍둥이자리는 말솜씨가 좋아서 어떤 자리에서든 대화를 이어 가요. 그래서 대화가 자기 얘기로 다가오면 슬쩍 방향을 틀어 버리는 것도 잘해요. 요즘 진짜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면 회사 소문부터 어젯밤 시험 보는 꿈까지 20분을 얘기해요. 나중에 생각해 보면 대답은 하나도 안 했어요.

그게 그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에요. 수성이 수호성인 쌍둥이자리는 말과 생각으로 세상을 다뤄요. 그런데 말로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 앞에서는 자신이 없어져요. 엉망으로 말했다가 오해받느니 차라리 말을 안 하는 쪽을 택해요. 제일 크게 웃고 말이 제일 많을 때가 오히려 속을 들킬까 봐 가장 겁날 때이기도 해요.

그의 불안은 작은 확인들 속에 숨어 있어요

쌍둥이자리는 네가 필요해라고 직접 말하는 일이 드물어요. 대신 자꾸 확인해요. 메시지를 보내 놓고 읽었는지 몰래 보고, 모임이 끝나면 나 아까 말 너무 많이 했지 하고 묻고, 보고서를 내고 나서도 문제 있으면 언제든 말해 줘요 하고 덧붙여요.

지나가듯 하는 이 말들 뒤에는 같은 생각이 있어요. 나 여기서 괜찮은 걸까, 다들 아직 날 좋아할까. 분위기를 잘 읽는 만큼 작은 냉담함에서도 너무 많은 걸 읽어 내요. 답장 하나가 늦으면 머릿속에서 시나리오가 세 개쯤 자라나요.

어디든 날아다니는 사람에게도 고정된 자리가 필요해요

쌍둥이자리가 자유와 새로움을 좋아하는 건 맞아요. 바람 별자리는 원래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새로운 환경과 사람을 만나면 기운이 나요. 하지만 계속 움직이다 보면 지쳐요. 그가 원하는 안정은 어디로 날아갔다 와도 그대로 있는 곳에 가까워요.

매주 밥 먹는 친구일 수도, 사장님이 메뉴를 기억해 주는 아침 가게일 수도, 같은 얘기를 세 번 해도 들어 주는 사람일 수도 있어요. 이런 작은 고정점이 있어야 마음 놓고 밖으로 나가요. 묶어 두길 바라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기다려 줄 거라는 확신이 필요한 거예요.

그를 안심시키는 방법은 아주 평범해요

주변에 쌍둥이자리가 있다면 안정감은 큰 약속보다 꾸준함에서 와요. 매주 목요일 밤마다 같이 드라마를 본다거나, 어딘가 도착하면 나 도착했어 한마디 보내 주는 식으로요. 이런 반복되는 작은 일들이 쌓여서 이 사람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돼요.

그가 또 화제를 돌리기 시작하면 웃으면서 다시 데려와 보세요. 알았어, 분식 얘기는 이따 하고 아까 회사 얘기는 어떻게 됐어? 가볍게, 다그치지 않고요. 보통 잠깐 멈칫하다가 정말로 얘기를 시작해요. 한 번 다정하게 받아 주면 다음엔 스스로 조금 더 말해요.

별토끼의 굴에는 하도 빨아서 보풀이 잔뜩 일어난 작은 담요가 있어요. 사흘만 여행을 가도 그 냄새가 그리워진대요. 새로운 곳은 재밌지만, 집에 가면 담요가 있다는 걸 알아서 더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거예요. 어쩌면 당신이 어떤 쌍둥이자리에게 그 담요일지도 몰라요. 그가 아직 말할 타이밍을 못 찾았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