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자리는 싸울 때 말이 날카롭고, 기억하는 것도 생각보다 많아요
쌍둥이자리는 싸울 때 반응이 빠르고 한마디 한마디가 정곡을 찔러요. 그러고는 아무 일 없던 듯해요. 그 독설은 어디서 오고, 정말 다 잊는 걸까요?
밤 9시 반, 아파트 단지 앞 편의점에서 소희 씨와 쌍둥이자리 남자친구 지환 씨가 누가 열쇠를 안 챙겼는지로 다투고 있어요. 소희 씨가 말해요. 넌 맨날 이래, 뭐든 내가 기억해야 하잖아. 지환 씨는 1초 멈췄다가 대답해요. 그렇지, 네가 기억하는 건 다 남의 잘못이니까. 유리문 안쪽의 점원이 고개를 들어 한 번 보더니 조용히 다시 물건을 채워요.
그 말이 나오자 둘 다 조용해져요. 지환 씨도 너무 심했다는 걸 알지만, 이미 바닥에 떨어진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어요.
말이 빠른 건 머리가 더 빨라서예요
쌍둥이자리의 수호성은 말과 반응을 맡은 수성이에요. 보통 사람은 싸울 때 뭐라고 받아칠지 잠깐 생각해야 하지만, 쌍둥이자리의 머리는 이미 대답 세 가지를 다 돌려 보고 제일 아픈 걸 골라 놨어요. 상대 말의 허점을 잘 잡아요. 맨날이라고 하면 예외 하나를 꺼내고, 감정을 말하면 논리로 답해요.
그래서 싸울 때는 토론 대회 우승자처럼 한마디도 빗나가지 않아요. 문제는 정확한 말일수록 제일 아프다는 거예요. 많은 쌍둥이자리가 나중에 돌아보며 스스로 놀라요. 내가 그때 왜 그런 말을 했지? 머리가 먼저 이겨 버리고 마음이 아직 못 따라온 거예요.
겉으로는 넘어갔지만 마음속엔 저장해 뒀어요
쌍둥이자리는 싸운 다음 날 바로 평소처럼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이모티콘을 보내고 밥 먹자고 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요. 상대는 안심하고 다 끝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쌍둥이자리는 기억력이 좋아요. 특히 오해받았다고 느낀 문장은 잘 기억해요.
태호 씨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반년 전에 쌍둥이자리 동료와 보고서 문제로 다퉜고, 그 뒤로는 잘 지냈어요. 그런데 회식에서 업무 분담 얘기가 나오자 동료가 웃으며 말했어요. 저번에 너가 나보고 말만 한다고 했잖아, 나 그거 진짜 반성했어. 말투는 가벼웠지만 태호 씨는 알았어요. 그 말을 반년 동안 간직하고 있었다는 걸요. 쌍둥이자리는 복수를 잘 안 해요. 다만 마음속에 폴더를 하나 만들어서 풀지 못한 일을 일단 넣어 둬요.
그가 제일 신경 쓰는 건 자기 말이 이해받는 거예요
싸우는 쌍둥이자리는 이기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제일 원하는 건 이해받는 거예요. 말로 세상과 이어지는 사람이라, 말이 왜곡되면 혼나는 것보다 더 괴로워요. 그래서 계속 설명하고 덧붙이고, 점점 말이 빨라져서 몰아붙이는 것처럼 보여요.
너는 관심도 없잖아라는 말은 그에게 당장 바로잡아야 할 틀린 정보예요. 증거를 꺼내 반박하는 건 관심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어서예요. 방법을 잘못 골랐을 뿐이에요.
쌍둥이자리와의 싸움은 이렇게 마무리해 보세요
쌍둥이자리와 부딪쳤을 때는 맨날, 한 번도 같은 말을 빼고 한 가지 일을 구체적으로 말해 보세요. 오늘 나가기 전에 열쇠 챙기라고 했고 너도 알겠다고 했는데 또 잊어버려서 좀 지쳤어 하는 식으로요. 구체적인 사실 앞에서는 허점을 잡을 수 없고, 마음에도 더 잘 들어가요.
다음 날 그가 이미 웃고 떠들고 있어도, 편한 때를 골라 말을 풀어 보세요. 산책하다가 어제 그 말 좀 상처였어, 그때 무슨 생각이었어 하고요. 설명할 기회를 주면 마음속 폴더가 비워져요. 그가 너무 심한 말을 했다면 그것도 솔직하게 말해 주세요. 쌍둥이자리는 사과할 마음이 충분해요. 내려올 계단이 필요할 뿐이에요.
별토끼는 단짝 아기 여우와 마지막 당근 케이크 한 조각을 두고 다툰 적이 있어요. 너 그렇게 많이 먹으니까 느리지 하고 말이 먼저 튀어나왔죠. 여우는 사흘 동안 찾아오지 않았어요. 나흘째 별토끼가 케이크를 한 판 구워서 갖다줬더니, 여우가 한 입 먹고 말했대요. 이번엔 봐줄게, 근데 너 나한테 한 판 빚진 거 기억할 거야. 어떤 빚은 기억해 둬도 괜찮아요. 그러다 보면 둘만 아는 농담이 되거든요.